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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커피] 리로스팅(?)

* 리로스팅(?).

약배전 원두 다시 로스팅하기.

안녕하세요 두루커피입니다.

3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갑작스레 날씨가 따뜻해 지는 바람에 지난 주말에는 꽃 구경 가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뉴스를 보니 약 90년 만에 처음으로 벚꽃이 3월에 피었다고 하는군요.

날씨가 너무 변덕이 심하다 보니 왠지 걱정이 앞서는데요.

올 여름을 잘 견디려면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로스팅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로스팅이라고는 하지만 조금 특이한 로스팅인데요.

지난 주 금요일에 저희 스텝이 안느 분이 주셨다며 가져온 원두가 있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배전도가 무척 낮은 원두였는데요.

좋은 생두로 로스팅한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조금은 지나치게 약하게 볶아 신다 못해 떫은 맛까지 나서

저희의 입맛에는 맛지 않았습니다.

여러가지로 아쉬워 하던 차에 갑자기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이 상태의 원두를 다시 로스팅하면 어떨까? 다시 로스팅 해도 생두를 로스팅 할 때 볼 수 있는 현상들이 나타날까? 맛은 더 개선될까?’

이런 궁금증이 생겨 생두가 아닌 ‘원두’를 로스팅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숱하게 로스팅해오면서 원두를 로스팅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호기심도 생겼고

혹시 맛도 좋아진다면 금상첨화인지라 과감하게 ‘원두’로스팅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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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팅 전의 원두]

 

 

 

사진이라서 원두의 상태가 잘 파악이 될지 모르지만

 

원두의 주름이 아직 다 펴지지 않은 상태이고 색깔도 무척 옅은 시티보다 더 낮은 배전인 ‘하이’나 ‘미디엄’ 정도의 로스팅 배전도로 보입니다.

 

요즈음 스페셜티 생두나 마이크로랏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면서 로스팅하는 분들이 배전도를 낮게 로스팅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데요. 좋은 생두의 가장 큰 장점이 ‘산미’라고는 하지만 너무 낮게 배전한 커피는

 

아직 대중의 입맛에 어필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만,

 

낮은 배전도로 로스팅 할 때는 신맛이 너무 강해서 떫은 맛이 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차 크랙 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길게 끌어주는 식으로

 

커피가 가진 본연의 향미도 나타날 수 있도록 화력을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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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로스팅한 원두]

 

 

 

원두를 다시 로스팅할 때 나름대로 생각한 것은

 

원두는 생두만큼 수분이 함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강한 불로 로스팅하면 겉면만 타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생두를 로스팅할 때보다 낮은 온도에 투입하고

 

평소보다 화력을 약하게 조절해서 로스팅했습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약 9분 가량 은근히 로스팅을 진행하니

 

2차 크랙이 발생한 것입니다.

 

원두가 타지 않을 정도의 불로 천천히 진행해서 겉면이 타거나 하지 않았고

 

원래 많이 보였던 주름도 펴졌으며 2차 크랙 바로 전부터 나타나는 특성인

 

원두 표면의 윤기도 먹음직스럽게 나타났습니다.

 

 

 

목표했던 2차크랙 초반 정도의 배전도가 되었을 때 배출했더니 생두를 로스팅했을 때와 별다를 것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쯤되니 맛이 어떨지 무척 궁금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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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떫기까지 했던 신맛은 당연히 개선되었습니다.

 

평소 이정도의 배전도에서 느낄 수 있는 산뜻한 맛은 부족했고 아마도 이보다 조금 더 높은 배전의 원두를 며칠의 시간이 지난 후

 

맛보았을 때 느낄 수 있는 특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원래의 원두는 블렌딩이라고 알고 있어서 정확한 품종이나 산지는 알 수 없지만

 

다시 로스팅 했을 때의 맛을 비교하는 시간이니 이 부분은 감안해야겠지만

 

브라질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구수한 향과 콜롬비아 같은 깔끔한 단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커피에서 느낄 수 있을 법한 꽃향기는 없었고 대체로 중남미 커피 위주의 맛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네요.

 

 

 

결과적으로 낮게 배전한 원두를 다시 로스팅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

 

다시 로스팅해도 의외로 괜찮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것.

 

첫 번째 로스팅과정에서 모든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2차크랙 전에 배출했다면)

 

다시 로스팅할 때 그 과정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먹기 힘든 원두를 먹을만하게 만들 수 있었다는 것도 좋았고

 

로스팅한 원두를 다시 로스팅 해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알게된 것도 참 큰 수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