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_죠스

2012년 죠스를 만나다

지난 월요일 저녁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가는 버스를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 눈에 하나의 간판과 한명의 눈길이 동시에 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그 한명이 보여준 애처로운 눈길이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에 깊이 남아 잊혀지지가 않는다.

하나의 간판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죠스떡볶이’였고, 한명의 눈길은 1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20여년 가까이 작은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팔고 있는 어머님(나는 보통 식당에 가서 이렇게 부른다)의 모습이었다.

어머님의 포장마차에는 단 한명의 손님도 없었고 당시 죠스떡볶이에는 좌석이 거의 꽉찰만큼 손님이 가득했다. 어머님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죠스떡볶이의 간판을 바라보고 계셨다. 죠스떡볶이에는 깔끔하게 차려입은 종업원들이 떡볶이를 만들고 있었고, 손님들에게 연신 접시를 나르기에 바빴다.

내 눈에 들어온 어머님의 눈길이 더 가슴이 아팠던건 어머님의 포장마차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죠스떡볶이’와 ‘국대떡볶이’라는 기업형 떡볶이 매장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개의 매장이 들어오기 전까지 어머님의 포장마차는 늦은 시간까지 오고가는 학생들의 발걸음으로 불을 켜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불이 꺼지는 시간이 빨라지더니 이제는 오고가던 학생들의 발걸음까지 뚝 끊기고 만 것이다. 심지어 국대떡볶이 매장앞에는 ‘외부음식 반입환영’이라는 친절한 문구가 적혀있다.

그렇게 하염없이 죠스떡볶이의 간판을 바라보시는 어머님의 눈길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린시절 봤던 영화 ‘죠스’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식인상어가 사람을 물어뜯고 잡아먹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2012년에 나타는 죠스는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지능형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모든 것들이 사람들을 물어뜯는 괴물이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렇지만 불공정한 게임의 룰을 자기들끼리 정해놓고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링에서 공정하게(?) 싸워서 지는 건 시장의 논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하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가끔 토론회에 나와서 공정하게 경쟁을 해서 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묻고 싶다. 당신들이 링에 올라서 현재 UFC 챔피언인 존-존스와 게임을 하는 것이 공정한 게임일 수 있는지? 하나의 링에 사자와 토끼를 올려놓고 싸움을 붙이는 것이 공정한 게임인지?

나는 기대한다. 죠스떡볶이나 국대떡볶이와 같은 기업형 떡볶이 매장과 추위와 더위를 견뎌내며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판매하는 어머님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모습을 보기를… 함께 잘사는 모습을 위해서는 서로의 양보와 상대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머님을 기업형 떡볶이 매장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은가. 아니면 어머님의 포장마차를 또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품목을 구분하고 상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가방끈이 짧아서 더 이상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지만 많이 배운 사람들이 연구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방법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By.SIMBA